현진건의 [행복]은 러시아 작가
미하일 페트로비치 아르치바셰프의
소설을 번역한 것입니다.
-- 책 속으로 --
어느 날 몹시 추운 달밤에 그는 올가을에 처음으로 닦은 신작로에 왔다.
그 길은 철로 길 근처 시가지 맨 끝 아직도 집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다 못 구멍만 숭숭 뚫린 황무지만 있는 저쪽으로 갔다.
여기서는 아무 소리도 없고 길가에 켠 등불의 행렬이 다만 희미하게 비치어 푸른 달빛과 같이 은근히 섞여 비칠 뿐이다.
밝고 찬 달빛은 죽은 듯이 건축장 위를 고요히 흘러있다.